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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 최신지견 따라잡기

Webzine No.7

COVID-19 대유행 시대, 급성심근경색증의 재관류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증례를 통해 본 대응법의 실제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유럽심장학회 권고안을 중심으로)

경북의대 이장훈

들어가며

50세 남자가 가슴이 아파 응급실에 왔다. 내원 이틀 전 12시경 집에서 앉아 있던 중 20분이상 지속되는 앞가슴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가슴 통증이 가라앉기를 참고 기다렸다고 한다. 환자의 바램과는 달리 내원 하루 전 오후 3시경부터 다시 가슴통증이 발생하였고 내원 당일 오후 1시부터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슴통증과 더불어 왼쪽 어깨 방사통 및 호흡곤란이 동반되어 지역병원을 방문 후 본원 응급실로 전원 되었다. 환자는 평소 당뇨병으로 치료 받고 있었으며 내원 당시 37.3℃ 미열이 있었고, 혈압은 126/91mmHg로 안정적 이었으나 곧 맥박수가 분당 117회로 증가하고 산소포화도가 97%에서 86%로 감소하였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한 3월 중순 대구는 자고 나면 COVID-19 확진자가 매일 수백 명씩 발생하던 대유행 시기였다. 심전도는 ST 분절상승의 소견이 보였지만 (그림 1), 가슴 X-선 사진에서 폐부종이 의심되는 폐병변이 있었다 (그림 2).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및 유럽심장학회는 최근 코로나 19 대유행 시기 급성기 심혈관질환의 치료에 관한 안내문 수준의 대응 권고안 (Guidance)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응권고안에 따른 환자의 치료 방침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 1. 응급실 입실 당시 심전도


그림 2. 가슴 X-선 사진

본론: 치료 전략 결정과 시술 과정에 대한 권고사항

사례정의

COVID-19 대유행 시기에 급성 심혈관계질환이 의심되는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면 먼저 COVID-19 감염을 의심할 만한 상황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진료권고안들이 발표되고 있어 환자치료 전략을 결정하고 시술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최근 발표된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심혈관중재시술팀 COVID-19 대응 권고안은 환자를 COVID-19 유증상자, 의사환자 또는 확진환자로 먼저 구분한 뒤 이들 환자에서 급성심근경색증 혹인 심인성쇼크가 발생했을 때 응급시술 등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의 권고안에 따른 환자의 사례정의는 <표>와 같다.

분류 사례정의
확진환자 임상양상에 관계없이 진단을 위한 검사기준에 따라 감염병 병원체 감염이 확인된 자
의사환자 확진환자와 접촉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37.5℃ 이상) 또는 호흡기증상 (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
조사대상 유증상자 ① 의사의 소견에 따라 원인미상폐렴등 COVID-19가 의심되는 자
② 해외방문력이 있으며 귀국 후 14일 이내에 발열 (37.5℃ 이상) 또는 호흡기 증상 (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
③ COVID-19 국내 집단발생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으며, 14일 이내 발열 (37.5℃ 이상) 또는 호흡기증상 (기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난 자

표. 사례정의

반면, 유럽심장학회는 37.5℃ 이상의 발열, 호흡기증상, 이전 COVID-19 감염환자와 접촉한 병력, 가족 내 COVID-19 감염환자 유무에 따라서 환자를 두 군으로 분류하여 치료전략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림 3). COVID-19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표준진료지침에 따라 치료를 진행할 것을 권고한다. 만일 COVID-19이 의심되는 상황이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를 평가해야 한다.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이고 혈역학적으로 안정된 상태라면 선별진료소에서 COVID-19 진단검사를 우선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 혈역학적으로 불안정 한 상태라면 우선 혈역학적으로 안정을 위해 응급실로 입실 후 COVID-19 진단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일, 통원치료가 가능한 상태라면 자가격리를 위해 귀가 조치 후 외래에서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림 3. 급성 심혈관계 질환 의심환자의 응급실 내원시 환자분류 알고리즘

본 증례의 경우 환자의 병력청취, 활력징후, 체온측정, 가슴 X-선 사진은 선별진료소를 통해서 행해졌다. 환자는 37.5℃ 이상의 발열은 없었으나, 호흡기 증상과 가슴 X-선 사진에서 폐부종이 의심되는 소견이 있었다. 내원 당시 혈압은 안정 된 상태였으나 이후 후 빈맥, 산소포화도 감소 등의 소견으로 곧 심인성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따라서 환자는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사례정의상 유증상자에 해당한다. 유럽심장학회 알고리듬에 따르면 COVID-19 의심환자로 입원이 필요한 불안정한 심혈관질환자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응급실 입실 후 혈역학적 안정 및 COVID-19 진단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를 응급실로 입실시켜 혈역학적으로 안정을 시키면서 동시에 COVID-19 진단검사를 시행하였다.

유럽심장학회는 심인성쇼크나 그에 준하는 위험이 동반되어 있는 COVID-19 의심환자에서 고려 할 사항을 아래와 같이 권고하고 있다 (그림 4). 저혈압이나 빈맥, 광범위한 급성심근경색, 급성심부전의 소견이 있는 경우 항상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감염환자전용 장비를 사용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일 쇼크로 진행되었다면 감염환자에 준해 치료를 하고 패혈증과의 감별진단을 위해 적절한 모니터링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림 4. 심인성쇼크나 그에 준하는 위험이 동반되어 있는 COVID-19 의심환자에서 고려

치료전략

본 증례는 응급실에서 시행한 심전도 검사에서 ST 분절 상승소견을 보였다. 따라서, 환자의 임상양상을 고려한다면 급성심근경색증에 동반한 심인성쇼크로 인해 페부종을 동반한 심부전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대응권고안에 따르면 환자는 응급관상동맥중재시술이 필요한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폐병변을 폐렴의 소견으로 본다면 혈전용해제치료의 고려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의 임상상황은 혈전용해제치료보다는 응급관상동맥중재시술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심장학회는 COVID-19 대유행 시기의 ST 분절 상승심근경색증 환자의 중재시술에 있어서 세 가지의 일반적인 원칙을 권고 하고 있다. 첫째, COVID-19 질환을 치료할 장비가 준비되어 있는 병원에서만 일차적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위한 24/7 심혈관촬영실을 운영해야 한다. 둘째, COVID-19 진단검사가 양성일 수도 있다는 추정하에 환자를 치료 해야 한다. 셋째, 금기사항이 없을 때만 혈전용해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그림 5. 급성심근경색증 환자의 치료전략 알고리즘 일례

관상동맥중재시술 치료 전 준비

급성심근경색증의 재관류 치료의 목표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관상동맥혈류를 재개통 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COVID-19 의심환자 진료 시 개인보호구 착용 및 적절한 환자 이송계획이 필수적인데 미리 조율해 두지 않으면 적절한 시간 내에 재관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 유럽심장학회는 최대 60분까지의 시간지연을 허용될 수 있는 범위로 설정하고 있다.

환자는 응급실 방문 53분 후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하락하여 기도내삽관을 시행 후 심혈관촬영실로 이송되었다. 환자 이송 중 의료진은 레벨 D 방호복, 멸균장갑, 고글, N-95 마스크 등 개인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음압카트를 이용하여 지정된 통로로 환자를 이송하였다. 환자의 동선확보 및 주변정리는 감염관리실과 긴밀한 협조하에 이루어졌다. 시술 전 심혈관촬영실은 시술에 필요한 개인보호장구를 모두 착용한 채 지정된 방으로 환자를 이송하였고 시술 전 필요한 장비 및 물품정리는 감염관리실의 협조를 받아 미리 확보해 두었다. 환자는 기도삽관 및 승압제사용등의 응급조치 후 이송되어 응급실 내원 86분만에 심혈관촬영실에 도착하였다. 관상동맥중재시술에는 최소한의 의료진 (의사 2명, 간호사 1명, 방사선사 1명)만 참여 하였다. 시술 전 의료진은 지정된 공간에서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지정된 통로를 통해 입실하였다.

환자의 관상동맥조영술 소견은 다혈관 질환으로 우관상동맥 및 좌회선지 관상동맥의 급성 완전폐쇄소견과 함께 좌전하행지 관상동맥에 심각한 협착소견을 보였다. 우관상동맥 및 좌회선지 관상동맥에 대해 스텐트 삽입을 통한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였고 좌전하행지 관상동맥은 이차시술을 계획하고 시술을 종료하였다.


그림 6. 관상동맥 중재지술 전 관상동맥조영술


그림 7. 관상동맥 중재시술 후 관상동맥조영술

관상동맥중재시술 후 조치

시술 후 환자는 음압카트로 심혈관계 중환자실로 이송되었다. 환자 퇴실 후 의료진은 지정된 공간에서 개인보호구를 탈의 하였다. 이후 심혈관촬영실 시설에 대해 음압환기를 6시간 이상 시행하였다.

환자는 내원 7시간만에 COVID-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최종 판정을 받았다. 시술 중 한때 혈압이 60/42mmHg까지 감소하기도 하였지만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및 적절한 승압제 치료로 시술 직후 혈압은 96/76mmHg으로 회복되었고, 입원 5일째 인공호흡기를 제거하였다. 심초음파 검사에서 우관상동맥 및 좌회선지 관상동맥영역에 심실벽운동 저하 소견을 보여 좌심실구혈율은 41%로 감소되어 있었다. 환자는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회복 된 후 2차시술은 외래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15일만에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결론

급성심근경색증은 최대한 빨리 재관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표적인 급성 심혈관계 질환이다. COVID-19 대유행시기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COVID-19에 의한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가능성도 있어 감별진단이 쉽지 않고, 자연적으로 재관류 시간이 지연되기 일쑤이다. 재관류 시간 지연은 사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시기부터 시작해서 선별진료소 및 응급실을 통한 COVID-19 선별검사 과정에서 더 지체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재 발표되고 있는 대응권고안을 참고하여 급성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개별 병원의 상황에 맞는 치료계획을 미리 준비 해 두는 것이 재관류 시간을 단축시키고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이 개개인의 보호구를 잘 착용하여 자신을 보호하면서 효율적으로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참고문헌

1) 심혈관중재시술팀 COVID-19 대응 권고안. (사)미래국민포럼 & 대한심혈관중재학회. 2020.
2) ESC guidance document for COVID-19 Pandemic.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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