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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 최신지견 따라잡기

ESC특집호

여성의 심혈관 질환 무엇이 문제인가?

Global burden of cardiovascular disease in women

서울의대 김학령

연구요약

2019년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심뇌혈관 질환을 가진 여성은 2억 7천 5백만 명인데, 심뇌혈관 질환은 여성 사망의 첫 번째 원인 질환이었다(심뇌혈관 질환이 전체 여성 사망 원인의 35%를 차지). 1990년에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 여성이 610만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894만명으로 증가하였다. 1990년대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여성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은 4.3% 감소하였는데, 주로 선진국에서 감소하였고, 경제적 수준이 낮은 아시아 및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오히려 증가하였다. 시기별로 보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는 여성 심뇌혈관 질환의 유병률이 5.8% 감소하였는데, 2010년 이후에는 유병률이 1.0% 소폭 상승하였다. 심뇌혈관 중에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허혈성 심질환이고 그 다음이 뇌졸중이다. 사망률 측면에서는 뇌졸중에 의한 비율이 가장 높다. 전세계적으로 류마티스 심장 질환에 대한 유병률이 급격이 감소하였지만, 일부 아프리카 지역 등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나라에서는 아직도 높은 유병률 소견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많은 홍보 및 교육 활동을 통해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개선되었으나, 아직도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부담은 매우 크다. 지난 30년 동안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일부 선진국에서는 낮아졌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는 변화가 없던지 증가 추세이다.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 측면에서 보면 고혈압,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상승 및 체질량 지수의 증가 순으로 예후에 미치는 영향 정도가 컸다. 고혈압으로 인한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성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고, 여성에서 고혈압 약제 부작용이 더 많다. 스타틴의 저밀도지단맥 콜레스테롤 강하 및 심뇌혈관 예후 개선 효과는 남녀 모두 비슷하다. 당뇨병의 경우 심뇌혈관 발생에 미치는 위험성이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40%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메타분석에서 흡연 또한 여성에서 남성보다 심혈관계에 미치는 위해가 25%정도 더 높다고 제시되었다. 이러한 전통적인 심뇌혈관 질환 위험인자들 이외에도 사회적인 요인, 경제적인 상황, 우울증 및 불안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인 요인들이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울증 여성의 경우 심근경색 후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이 우울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서 2-4배 높다. 또한 초경 및 폐경 나이, 임신 횟수, 조산 병력,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병 및 다낭성난소증후군 등 여성 특이 위험 인자 역시 심뇌혈관 질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의 감소가 폐경이 여성에서 높은 심혈관 위험성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합성 호르몬의 투입이 심혈관 위험성을 낮추지 못하는 결과를 볼 때 여성호르몬의 심혈관계 역할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병태생리에 대해 좀 더 밝혀져야 할 것이다. 폐경기 여성에서의 호르몬 치료는 심혈관 질환이 없는 여성에서 초기에 폐경기 증상 조절 목적으로 비교적 단기간에 사용해 볼 수 있겠다.


그림 1. 여성에서의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들

Ischemia with non-obstructive coronary arteries (INOCA)는 여성에서 흔하고 예후가 양호하지 않고 미래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성을 높이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요하지만 적절한 진단 및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Myocardial infarction in the absence of obstructive coronary artery disease (MINOCA) 및 spontaneous coronary artery dissection (SCAD) 역시 여성에서 흔하지만 아직 기저 병태 생리 및 치료 방법에 대해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나이든 여성에서 좌심실박출률보존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유병률이 높지만 아직까지 장기 예후를 호전시켜주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Takotsubo syndrome 환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집에서 심정지가 더 잘 발생하여 주변인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드물어 예후가 좋지 않다. 여성에서 뇌졸중에 의한 임상적 예후가 남성보다 좋지 않다.

심뇌혈관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많은 성별 차이와 불평등이 존재한다. 심뇌혈관 질환을 가진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비전형적인 증상 호소가 많고, 더욱더 많은 동반 질환들을 가지고 있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성이 심뇌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약물을 덜 처방받고,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및 관상동맥우회술 시행률이 여성에서 더 낮다. 여성에서 약제 부작용 및 심뇌혈관 질환을 위한 시술이나 수술 후 출혈 등 합병증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여성들이 임상 연구에 대한 참여율이 남성보다 낮다. 여성이 체구가 남성 보다 작고, 체내 약물 대사 반응이 다르지만 기존의 대부분의 임상 연구들에서는 이러한 남녀 차이를 반영하지 않고 동일한 약제 용량 및 투약기간을 적용하였다. 성별 차이와 불평등이 존재하는 이유는 확실치 않고, 여러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몇 가지 가설은 사회적인 여성 차별, 여성의 낮은 교육 및 경제적 수준, 육아 및 가사 업무로 인한 자기 건강 관리 소홀 등이 있겠다. 교육 수준이 낮으면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건강 행태를 보이기 어렵고, 의료 기관을 덜 찾을 것이다. 경제적 수준이 낮으면 역시 의료 비용이 부담되어 의료기관 방문을 꺼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러한 성별 불평등을 인지하고 있는 의료진은 많지 않다. 한 보고에 의하면 심장내과 의사 조차도 오직 22%만 심혈관 위험성을 평가할 때 성별을 반영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임상적 의의

여성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유병률과 사회적인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예후 측면에서는 점차 개선 추세이지만 아직도 경제적 낙후 지역에서는 여성의 심뇌혈관 사망률이 남성보다 높아졌다는 점과 일부 선진국에서도 최근 여성의 심뇌혈관 사망률이 증가하였다는 점, 젊은 여성에서 심근경색증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더욱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 심혈관 위험인자들 중에는 여성에서 위험도가 더 높은 당뇨병이나 흡연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정책적으로 접근을 하여 관리함으로써 여성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 특이 위험 인자 역시 심뇌혈관 질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대해서도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진료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뇌혈관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진단이 늦어지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남녀 차이를 이해하고 성별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및 교육 및 남녀 차이를 적극 반영한 심뇌혈관 질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임상가나 연구자들도 이러한 성별 차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환자 진료에 반영하고,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임상 연구에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정책 결정에도 적극 개입하고 반영하여 제도적으로 여성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을 통해서 여성 심뇌혈관 질환자들의 불평등이 점차 극복되고 예후가 개선될 것이다.

참고문헌

1) ESC Congress 2021. Global burden of cardiovascular disease in women; 20/20 vision for 2030: report of The Lancet commission.
2) Vogel B, Acevedo M, Appelman Y, et al. The Lancet women and cardiovascular disease Commission: reducing the global burden by 2030. Lancet 2021; 397: 238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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