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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학 최신지견 따라잡기

Webzine No.8

심기능보존 심부전(HFpEF) 치료제로 sacubitril/valsartan의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PARALLAX: Sacubitril/Valsartan versus Individualized RAAS Blockade in Patients with HFpEF

서울의대 김학령

연구요약

PARALLAX 연구1)는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 및 heart failure with mid-range ejection fraction (HFmrEF) (left ventricular ejection fraction [LVEF] >40%)에서 sacubitril/valsartan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진행된 연구이다. 총 2,572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평균 나이는 73세였고, 51%가 여성이었으며, 평균 LVEF는 56%였다. 환자는 sacubitril/valsartan을 처방받은 그룹과 개별적인 심부전 치료를 시행 받는 그룹(individualized medical therapy, IMT)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24개월을 추적 관찰하였다. IMT 그룹에는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 inhibitor (45%)또는 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 (46%)을 복용했거나, 아예 이 두가지 약제를 모두 복용하지 않은(= placebo therapy) (13%) 환자들이 포함되었다. 연구의 1차종결점은 12주째 NT-proBNP의 변화와 24주째 6-min walking distance의 변화이다. 전체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해 보면, sacubitril/valsartan을 처방받은 환자군에서 12주째 NT-proBNP의 혈중 농도가 IMT를 시행한 환자군보다 16.4% 더 감소하였다(p<0.0001). 하지만, 24주째 6-min walking distance는 sacubitril/valsartan 군에서 9.7 m 개선되었고, IMT 군에서 12.2 m 개선되었으나, 양군 차이는 없었다(p>0.05) (그림 1).


그림 1. PARALLAX 연구에서 1차 연구 종결점 결과로 보여준 NT-proBNP 및 6-min walking distance의 변화

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KCCQ) clinical summary score로 평가한 삶의 질 개선 정도는 연구 4주째 sacubitril/valsartan 군에서 더 높았으나, 24주째는 IMT 군과 별 차이가 없었다. NYHA 기능분류 증상도 24주째 양군 간에 차이가 없었다. 부작용 면에서는 양군 간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 및 사망률은 sacubitril/valsartan 군에서 50% 더 낮았다(그림 2). 24주째 신기능 감소 정도도 IMT 군에 비해서 sacubitril/valsartan 군에서 더 낮았다.


그림 2. Sacubitril/valsartan 사용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발생률

임상적 함의

1년전 결과가 발표되었던 HFpEF (LVEF ≥45%)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PARAGON-HF 연구2)에서 sacubitril/valsartan이 valsartan과 비교하여 심혈관계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13% 가량 줄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하였다(p=0.058). 하지만, 하위 그룹 분석에서 sacubitril/valsartan이 여성과 LVEF가 약간 감소한 환자(LVEF <57%)에서는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서 HFpEF의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환자들을 세분화하여 조금이라도 sacubitril/valsartan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그룹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 되었다. PARALLAX 연구에서는 LVEF가 약간 감소한 HFmrEF 환자들도 포함하여 연구를 디자인하였다. 비교군으로 특정 약제 대신 IMT로 설정하였고, 1차 연구 종결점도 임상사건 발생이 아닌 NT-proBNP 와 6-min walking distance의 변화로 정의하였다. 결과적으로 sacubitril/valsartan이 IMT에 비해서 운동 능력을 개선시키지 못하였지만, 심부전 환자의 장기 예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NT-proBNP 농도를 유의하게 낮추었다. PARAGON-HF에서는 연구의 1차 종결점을 만족시키지 못하였지만, PARALLAX 연구에서는 1차 연구 종결점 2가지 중에 한 가지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또한, sacubitril/valsartan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 및 사망률 낮추고 신기능 악화를 지연시켜주었다는 점에서 PARALLAX 연구 결과는 PARAGON-HF 연구 결과와 일맥 상통한다. PARAGON-HF 연구에서도 sacubitril/valsartan이 valsartan 대비 환자들의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률을 줄여 주었고, 호흡곤란을 개선시켰으며,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었다. PARALLAX 연구 결과는 PARAGON-HF 연구 결과와 더불어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HFpEF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제로서 sacubitril/valsartan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HFpEF는 HFrEF와 비슷하게 높은 유병률과 불량한 예후를 가지고 있지만,3) 위험인자 조절 이외에 장기 예후를 개선시키는 효과적인 약제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HFrEF에서 예후 개선 효과를 보였던 ACE inhibitor, ARB, 베타차단제, mineralocorticoid 등이 HFpEF에서는 효과가 없었는데, HFpEF는 심근허혈, 심근섬유증, 염증반응 및 혈관 경직도의 증가 등 발생에 있어 그 병태 생리가 다중적이며 이질적인 환자들로 구성되어 단일약제의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HFrEF 환자들을 대상으로 enalapril 대비 sacubitril/valsartan의 심혈관 예후 개선 효과를 보여준 PARADIGM-HF 연구4)와는 달리 PARAGON-HF 연구에서는 sacubitril/valsartan이 valsartan 대비 연구의 1차 종결점인 심부전 입원과 심장 사망의 위험성을 낮추지 못하였고, PARALLAX 연구에서도 sacubitril/valsartan이 IMT와 비교하여 운동 능력 개선 효과는 보여주지 못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HFpEF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켜주는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을 한 번 더 상기시켜주는 예들이라고 하겠다.
PARALLAX 연구에서 보여준 NT-proBNP 감소 소견만을 바탕으로 HFpEF 환자에게 sacubitril/valsartan을 적극 사용하기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HFpEF 환자의 치료에 다른 뚜렷한 대안이 없는 현 상황에서, PARAGON-HF와 PARALLAX 연구들에서 일관되게 보여주었던 심부전 입원률 감소, 신기능 보호 등의 효과만으로도 sacubitril/valsartan이 HFpEF 환자 치료제로서 그 정당성을 가지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참고문헌

1) ESC Congress 2020, Sophia Antipolis, France, 30 Aug 2020
Abstract title: Angiotensin Receptor Neprilysin Inhibition Compared with Individualized Medical Therapy for Comorbidities in Patients with Heart Failure and Preserved Ejection Fraction: The PARALLAX Trial.
2) Solomon SD, McMurray JJV, Anand IS, et al. Angiotensin–Neprilysin Inhibition in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N Engl J Med. 2019;381:1609–1620.
3) Owan TE, Hodge DO, Herges RM, et al. Trends in prevalence and outcomes of 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N Engl J Med 2006;355:251-259.
4) McMurray JJ, Packer M, Desai AS, et al. Angiotensin-neprilysin inhibition versus enalapril in heart failure. N Engl J Med. 2014;371:99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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