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Navigation
Skip to contents

심장학 최신지견 따라잡기

Webzine No.6

전세계 패닉을 몰고온 Coronavirus disease (COVID-19)는 과연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서울의대 권유욱

Coronavirus disease (COVID-19)는 작년 12월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를 비롯하여 이제는 전세계로 전파되었다. WHO에서는 전염병 대응의 최고 수준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였고 이는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이후 인류 역사상 3번째에 해당된다. 우리나라에는 2달전인 1월 20일 첫 감염자가 보고된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8,961명의 확진자와 1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1.18%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로 확장하면 187개국에서 286,666명의 확진자와 11,9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4.15%의 치사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여건상 진단을 하지 못하거나 국가 정책에 따라 진단을 소극적으로 하고 있는 나라들로 인해 정확하게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으며 치사율이 SARS (9.6%), MERS (34.5%) 보다는 낮지만, 감염국과 사망자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종 치사율은 지금보다 높을 수도 있다.

이러한 재앙의 처음 발생한 곳이 중국의 우한이었음을 모두 기억하고 있겠지만, WHO의 신종감영병 명명법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음식이나 생물의 종, 문화, 인구, 산업 또는 직업이 들어가는 단어를 피해야 하며 과도한 공포를 유도하는 단어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에 따라 지명인 우한을 빼고 지금은 Coronavirus disease (COVID)-2019로 불리고 있다. 국제바이러스 분류위원회 (International Committee on Taxonomy of Virus, ICTV)에서는 공식적으로 바이러스의 명칭을 SARS-CoV와 관련되었다는 의미로 SARS-CoV-2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related coronavirus)로 발표하였다 (1). ICTV에 따르면, 신종 전염병의 경우 WHO가 첫 번째, 전문가 그룹이 두 번째, 바이러스인 경우 ICTV가 순차적으로 명명에 대한 책임을 갖는다고 하므로 여기에서는 COVID-19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외피에 Spike (s) 단백질이 전자 현미경 상에서 왕관 모양을 보이는 특징이 있는 양성 단일 가닥 (+ssRNA) 바이러스로 60-140nm 크기의 원형 혹은 타원형 바이러스다. COVID-19의 유전체는 9,860개의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는 29,891개의 뉴클레오타이드의 ssRNA로 양쪽 끝이 5’-capping되어 있고, 3’-poly-A tail로 구성되어 있다. Spike (s) 단백질 S1 부분의 Receptor Binding Domain (RBD)과 숙주세포의 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와 결합해 숙주 세포의 세포질 내로 들어간다. 세포질로 들어온 바이러스가 pp1a와 pp1ab라는 replicase를 만들어 내면 다른 몇 가지 단백질들과 replicase-transcriptase complex를 형성하여 바이러스 RNA를 복제한다. 세포질에서 합성된 단백질은 소포체-골지 전달과정을 통해 복제된 RNA와 결합하여 세포 밖으로 배출된다.

COVID-19는 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전체 서열이 96%가 일치한다. 즉, 박쥐에서 유래된 바이러스이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은 놀랍게도 5년 전인 2015년이었다. 해당 논문은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의 인간의 전파 가능성 (A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이라는 제목으로 Nature Medicine에 게재되었다 (2). 사스는 사향고양이에게서, 메르스는 낙타에서 유래되었는데, 이 논문의 저자들은 metagenomics 연구를 통하여 중국 야생 말굽박쥐에서 SARS-CoV와 유전체 서열이 유사한 바이러스가 있음을 밝혔다. 이들은 이 바이러스를 SHC-014로 불렀다. 이는 SARS-CoV와 매우 유사하였으나, SARS-CoV의 receptor인 human ACE2에 결합하는 부위에서 14개의 residue가 달랐고, 이로 인해 SARS-CoV와는 달리 인간 ACE2를 발현하는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향후 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통해 인간의 ACE2에 결합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vaccine을 만들 목적으로, SHC-014의 스파이크를 SARS-CoV의 back-bone을 이용하여 재조합하여 인간의 ACE2에 결합할 수 있는 Chimera를 만들었고, 이 신종바이러스는 인간의 호흡기 세포에 대한 감염성, 즉 폐렴을 일으키는 능력을 탑재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바이러스를 BALB/c mice에 감염시켰을 때, 어린 쥐의 경우 치사율이 낮았으나, 늙은 쥐는 치사율이 매우 높았다. 원인은 기도에 있는 세포에 작용하여 폐손상을 일으킨 것이었다. 연구진은 double-inactivated whole CoV로 vaccine을 만들어 실험해 보았다. 일부 어린 쥐에서는 효과가 있었으나, 늙은 쥐에서는 효과가 없었다. 또한, 바이러스가 안지오텐신 변환 효소II(ACE2)와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 상피세포 ACE2와 교착을 저해하는 항체를 만들면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vaccine과 치료제 개발에 실패한 것이다.

또한 저자들은 바이러스 전파 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연변이에도 주목하였다. 처음에 이들이 발견한 박쥐의 CoV는 인간에게 감염도 되지 않았고, 폐렴을 일으키는 능력도 없었지만, SARS-CoV와 재조합에 의해 인간에 감염이 가능하게 되었듯이, 바이러스의 spike나 Receptor Binding Domain의 돌연변이에 의해 감염능력과 병원성이 증가될 가능성에 대해 예견하였다.

그러면 과연 지금 전세계를 패닉 상태로 몰고온 COVID-19는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중국 광저우의 화난이공대학 Botao Xiao교수가 쓴 논문을 인용하려고 한다 (3). 이 논문이 발표되기 전에는 위에서 소개한 논문을 보고한 우한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의 유출설로 큰 파문이 있었으나, 보타오 교수는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WHCDC)가 진원지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COVID-19가 대거 검출된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12km 정도 떨어져 있는 데 비해 ‘우한 질병예방통제신터’는 불과 280m 거리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COVID-19의 천연 숙주인 쥐터우(菊頭) 박쥐는 우한에서 900km 떨어진 윈난(云南)성이나 저장(浙江)성 등에 서식하며 식용으로는 별로 쓰이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또 우한시 정부의 보고서나 우한 시민의 증언을 종합하면 화난 수산시장에선 이런 박쥐를 팔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우한 질병예방통제센터’가 과거 밝힌 바에 따르면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실험용으로 박쥐를 대거 잡았다. 특히, 2017년의 경우 후베이성과 저장성 등에서 무려 600마리의 박쥐를 잡았는데, 당시 우한질병센터 연구원은 근무 시 박쥐의 공격을 받기도 했고 감염의 위험이 높았다고 한다. 결국 이 논문에서 저자는 고위험 생화학물질을 다루는 실험실은 더욱 높은 강도의 안전시설이 필요하며, 우한에서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곳으로부터는 멀리 떨어진 장소에 연구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

참고문헌

The specie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related coronavirus: classifying 2019-nCoV and naming it SARS-CoV-2. Coronaviridae Study Group of the International Committee on Taxonomy of Viruses.Nat Microbiol. 2020 Mar 2
A SARS-like cluster of circulating bat coronaviruses shows potential for human emergence. Menachery VD, Yount BL Jr, Debbink K, Agnihothram S, Gralinski LE, Plante JA, Graham RL, Scobey T, Ge XY, Donaldson EF, Randell SH, Lanzavecchia A, Marasco WA, Shi ZL, Baric RS.
Nat Med. 2015 Dec;21(12):1508-13. doi: 10.1038/nm.3985. Epub 2015 Nov 9. Erratum in: Nat Med. 2016 Apr;22(4):446.
The possible origins of 2019-ncov coronavirus. Botao Xiao and Lei Xiao. ResearchGate, 2020. (이 논문은 현재 withdraw 되었음)

대한심장학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09
롯데캐슬프레지던트 101동 1704호 (우: 04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