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요약

대동맥판 협착증은 고령 인구에서 흔한 판막질환 중 하나로, 경피적 대동맥판 삽입술(TAVI)의 도입으로 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TAVI 시술 후에도 상당수 환자들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에 계속 노출되며, 특히 고령 환자군에서는 동반질환 및 생리적 심근예비력 저하로 인해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SGLT2 억제제는 심부전 전반에 걸쳐 유효성이 입증되며 주요 심부전 치료 약제로 자리잡고 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임상시험은 심부전을 주진단으로 하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계되었고, 판막질환이 동반되었거나 판막수술/시술을 받은 환자는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DAPA-TAVI 연구는 중증 대동맥판 협착증으로 TAVI 시술을 받은 고령 환자에서 dapagliflozin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초로 평가한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스페인 전역 39개 병원에서 시행된 이 연구는 PROBE(prospective, randomized, open-label, blinded-endpoint) 설계를 따랐으며, 이전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병력이 있거나 추가적인 고위험 특성(중등도 신기능 저하, 당뇨, LVEF ≤40%)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총 1,257명의 환자들은 TAVI 시술 후 퇴원 당시 또는 퇴원 후 14일 이내에 무작위로 dapagliflozin 10mg/일 복용군(n=605) 또는 표준 치료군(n=617) 으로 배정되었다. 전체 환자 중 88.6%가 eGFR 25–75 ml/min/1.73m²로 신기능이 저하되어 있었으며, 43.9%가 당뇨, 17%는 LVEF≤40%였다. 평균 연령은 82.4세였고, 7% 이상이 90세 이상으로, 기존 SGLT2 억제제 연구에서는 제외되던 초고령군이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주요 연구 종결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악화 (입원 혹은 응급실 내 정주 이뇨제 투여 필요)로 정의되었으며, 1년 추적 결과 dapagliflozin군에서는 15.0%, 표준 치료군에서는 20.1% 에서 해당 사건이 발생하여 상대 위험도 28% 감소(HR 0.72, 95% CI 0.55–0.95, p=0.02) 라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안전성 면에서, 생식기 감염과 저혈압 발생이 dapagliflozin군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나, 전반적인 이상 반응 발생률은 고령 환자 특성상 양 군 모두 높은 수준이었으며, SGLT2 억제제가 고령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임상적 의의

이번 연구는 SGLT2 억제제가 단순히 좌심실 기능 저하 환자 뿐 아니라, TAVI 시술을 받은 고령의 판막질환 환자에서도 심부전 예방에 효과적임을 입증한 첫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특히 평균 연령이 82세 이상인 현실 임상군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으며, 심각한 부작용 없이 유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동맥 판막 협착 해소 후 생리적/대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추가적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1) Pasquale Paolisso, Marta Belmonte, Emanuele Gallinoro, et al. SGLT2-inhibitors in diabetic patientswith severe aortic stenosis and cardiac damage undergoing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Cardiovascular diabetology. 2024;23:420
2) Raposeiras‑Roubin S, Santos A, Rossello X, et al. Dapagliflozin in patients undergoing transcatheter aortic-valve implantation. N Engl J Med. 2025;Epub ahead of pr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