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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2026

중등도 뇌졸중 위험 심방세동, 이제는 항응고제를 시작해야 하는가?

Anticoagulation for Atrial Fibrillation with Intermediate Stroke Risk

박영준 고려의대

연구요약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환자의 뇌졸중 예방에서 경구항응고제는 고위험군의 표준치료이지만, 중등도 위험군에서는 항응고의 이득과 출혈 위험 사이의 균형이 명확하지 않았다. 2023 ACC/AHA 지침은 CHA2DS2-VASc 점수 1점인 남성 또는 2점인 여성에서, 2024 ESC 지침은 성별을 위험인자에서 제외한 CHA2DS2-VA 점수 1점에서 경구항응고제를 고려하도록 권고하지만, 이를 직접 뒷받침하는 무작위 임상시험 근거가 부족하여 두 지침 모두 Class IIa에 머물러 있다. SINGLE-AF 연구는 바로 이 임상적 공백을 검증하기 위해 시행된 연구이다.

SINGLE-AF는 국내 18개 기관에서 시행된 연구자 주도, 다기관, 공개표지, 무작위배정 우월성 임상시험으로, 임상사건은 배정군을 모르는 독립 위원회가 판정하였다. 19세 이상의 AF 환자 중 CHA2DS2-VASc 점수가 남성 1점, 여성 2점인 1,803명이 직접경구항응고제(direct oral anticoagulant, DOAC)군 902명과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않는 군 901명으로 1:1 배정되었다. DOAC군에는 apixaban 5 mg 1일 2회 또는 rivaroxaban 20 mg 1일 1회가 투여되었고(감량 기준에 해당하면 감량), 대조군에서도 심율동전환이나 도자절제술 전후에는 일시적 DOAC 사용이 허용되었다. 1차 평가변수는 24개월 시점의 뇌졸중, 전신색전증, ISTH 기준 주요 출혈 또는 심혈관 사망의 복합 사건이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0.4세였고 여성은 23.7%, 발작성 AF는 71.8%였으며, 약 31%는 이미 심방세동 도자절제술을 받은 상태였다. 심방세동 진단부터 무작위배정까지의 기간은 중앙값 21개월이었다. 평균 HAS-BLED 점수는 0.5로 전반적인 출혈 위험이 낮은 집단이었다. 24개월 추적 완료율은 두 군 모두 94.6%였다. DOAC군은 모든 환자가 항응고제를 투여받았고, 항응고 비투여군에서는 5.5%가 추적 중 DOAC을 사용하였다. 항혈소판제 사용은 DOAC군 0.4%에 비해 무항응고군에서 36.5%로 높았다.

24개월 동안 1차 평가변수는 DOAC군 4명(누적발생률 0.5%), 항응고 비투여군 13명(1.5%)에서 발생하였다. 절대차는 −1.0%p(95% 신뢰구간[confidence interval, CI] −2.0~−0.1)였고, 위험비(hazard ratio, HR)는 0.31(95% CI 0.10~0.94, P=0.03)이었다. 뇌졸중은 각각 3명(0.3%)과 10명(1.1%)으로 DOAC군에서 적었지만 HR 0.30(95% CI 0.08~1.08)으로 개별 평가변수에서는 통계적 불확실성이 남았다. 사후분석에서 허혈성 뇌졸중 또는 전신색전증은 1명(0.1%) 대 10명(1.1%)으로 HR 0.10(95% CI 0.01~0.77)이었다.

주요 출혈은 DOAC군 3명(0.3%), 항응고 비투여군 4명(0.5%)으로 유사했으며(HR 0.75, 95% CI 0.17~3.35), 임상적으로 관련된 비주요 출혈은 각각 2.5%와 1.6%였다(HR 1.58, 95% CI 0.81~3.08). 전체 사망은 3명과 5명이었고 심혈관 사망은 양 군 모두 없었다. 중대한 이상사건 역시 8.9%와 9.3%로 차이가 없었다. CHA2DS2-VASc 점수가 추적 중 Class I 항응고 적응증 수준으로 상승한 시점에서 관찰을 중단한 민감도 분석과 win ratio 분석도 전체 결과와 일관된 방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중등도 뇌졸중 위험의 심방세동 환자에서 DOAC 치료가 무항응고 전략보다 24개월의 순임상 복합사건 위험을 낮춘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실제 1차 사건 발생률은 연구 설계 당시 예상한 DOAC군 2.0%, 대조군 4.5%보다 훨씬 낮았고 전체 1차 사건도 17건에 불과했다. 따라서 HR 0.31이라는 큰 상대위험 감소가 실제 효과의 크기를 과대평가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연구진도 확인 연구 또는 통합분석이 필요하다고 명시하였다. 또한 추적 중 1차 평가변수의 사망 항목이 전체 사망에서 심혈관 사망으로 변경되었다. 배정군을 모르는 독립 자료안전성감시위원회가 당시까지의 사망이 모두 비심혈관 원인이라고 판단해 결정한 변경이지만, 결과 해석 시 함께 살펴볼 방법론적 사항이다.


그림1. SINGLE-AF 연구의 1차 평가변수(뇌졸중, 전신색전증, 주요 출혈, 심혈관 사망의 복합)에 대한 24개월 누적발생률,
(원 논문에 보고된 누적발생률과 생존곡선에서 추정한 사건 발생 시점을 바탕으로 재구성함)

임상적 의의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지금까지 관찰연구에 크게 의존했던 ‘중등도 뇌졸중 위험을 가진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제를 시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작위배정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수행되어 국내 진료에 직접 적용할 여지가 크다. CHA2DS2-VASc 1점 남성 또는 2점 여성처럼 기존 지침에서 DOAC을 ‘고려할 수 있는’ 환자 중 출혈 위험이 낮다면, 항응고를 단순히 선택적 치료로 미루기보다는 치료 옵션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할 근거가 강화되었다고 판단된다. 다만 국내 급여기준은 CHA2DS2-VASc 2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정작 이번 연구가 대상으로 한 남성 1점군에서는 DOAC이 비급여로 남아 있다. 근거와 급여 사이의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가 국내에서는 실질적인 다음 과제가 될 것이다.

반면 절대적인 사건 감소 폭은 2년간 1.0%p로 크지 않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1차 복합사건 1건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필요수(number needed to treat)는 약 100명/2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모든 중등도 위험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DOAC을 처방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연령, 출혈 위험, 동반 항혈소판제 사용, 심방세동 부담(AF burden), 환자의 선호를 함께 고려한 공유의사결정이 여전히 중요하며, 위험점수는 추적 중 반복 평가해야 한다.

주의할 한계도 분명하다. 사건 수가 적어 신뢰구간이 넓고, 1차 평가변수가 연구 도중 변경되었으며, 약 5.4%가 2년 추적을 완료하지 못했다. 사건이 이토록 적었던 배경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참여자의 71.8%가 발작성 AF였고 약 31%는 이미 도자절제술을 받은 상태여서 실제 심방세동 부담이 낮은 집단이었을 가능성이 크며, AF burden이 낮은 환자에서는 무치료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항응고군의 36.5%가 항혈소판제를 사용한 점도 중요하다. 항혈소판제가 뇌졸중 예방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면서 출혈 위험은 높일 수 있으므로, 대조군의 순임상결과를 불리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단일 국가의 동아시아인, 낮은 평균 HAS-BLED 점수, 상대적으로 적은 여성과 비발작성 심방세동 환자, 그리고 만성콩팥병이 제외기준이었다는 점 때문에 고령 또는 고출혈위험 환자에게 결과를 그대로 확대 적용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는 더 많은 사건을 확보한 확인 연구와 메타분석이 필요하며, 2024 ESC 진료지침이 채택한 CHA2DS2-VA 1점군에서 개별 위험인자와 AF burden에 따른 순이득을 세분화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내 임상에서는 ‘중등도 위험이므로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존의 소극적 접근보다는, 저출혈위험 환자에게 DOAC의 예상 이득과 절대위험 감소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함께 결정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다. SINGLE-AF는 중등도 위험 AF의 항응고 전략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계기이지만, 확인 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률적인 확대 적용보다 개별 위험도에 근거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1) Kim D, Lee YS, Shim J, et al. Anticoagulation for atrial fibrillation with intermediate stroke risk. N Engl J Med. 2026 Aug 28. doi:10.1056/NEJMoa2607978. [Epub ahead of print]
2) Joglar JA, Chung MK, Armbruster AL, et al. 2023 ACC/AHA/ACCP/HRS guideline for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atrial fibrillation: a report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American Heart Association Joint Committee on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Circulation 2024;149:e1-e156.
3) Van Gelder IC, Rienstra M, Bunting KV, et al. 2024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atrial fibrillation developed in collaboration with the European Association for Cardio-Thoracic Surgery (EACTS). Eur Heart J 2024;45:3314-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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